울펜슈타인 RPG (심비안 버젼) 게임과 총질과 포터블


오랫동안 웹서핑(그것도 모바일 페이지만)이 되는 mp3정도로만 써 왔던 익뮤에서 괜시리 게임이 해보고 싶어져서 둘러봤더니 울펜슈타인 RPG가 심비안 버젼으로도 나와있었더군요.
오래 전에 ID 소프트에서 이런 게 제작중이라는 소식은 들었어도 딱히 관심은 없었습니다만..일단 있기에 해봤더니 꽤 재미있더군요.

스토리는 울펜슈타인 시리즈가 (2009년작만 빼고) 언제나 그렇듯 울펜슈타인 성에 잠입했다 잡힌 BJ, 블라코위츠가 우와와왕해서 간수들 때려잡고, 나오는 김에 오컬트에 심취해 수상한 의식을 하려는 나치의 오컬트 매니아들도 때려잡고, 걔내들이 불러온 괴물들도 때려잡는다는 내용입니다.
그래도 일단은 명색은 RPG라 NPC와의 대화도 있고, 클립보드를 통해 정보를 얻어내기도 하고, 저널도 있습니다.

그래픽은 배경을 3D로 하고 캐릭터를 2D로 표시한 방식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아이폰 버젼을 보니 캐릭터가 2D인건 마찬가지인데 보다 고해상도로 깔끔한 반면 심비안 버젼은 캐릭터에 도트가 튀더군요. 배경 텍스쳐 해상도도 떨어지고..뭐, 익뮤에 게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인데다, 고전 울펜슈타인 3D와 비교하면 배경만이라도 스프라이트 확대축소가 아닌 진짜 3D고 경사면까지 있다는 점에서 좋죠..-.-;;

다만 NPC들의 외형 패턴이 몇 가지로 정해져 있다 보니 분명 다른 인물인데 생긴건 똑같아서 혼동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익뮤에서 돌아가는 버젼은 저 아래의 가상 키패드때문에 스테이터스 창이 가려지고 대사나 메시지 창 아랫쪽도 약간 짤리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사운드는 상당히 단조롭습니다. 총소리와 사물의 작동음 정도가 날 뿐..그냥 꺼도 별로 상관없을 정도입니다.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의 꽤 괜찮았던 BGM까지는 바라진 않지만 그냥 탕, 지잉, 툭이 전부라는 건 너무 하잖아;;

게임플레이는 턴방식으로 한칸 움직이거나 무기를 사용할때마다 시간이 흐르고 적도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처음엔 이걸 모르고 그냥 막 쏴댔었는데 사실 어차피 한 턴에는 한번만 공격할 수 있고 턴이 지나면 적이 먼저 공격하게 되기 때문에 나름 전술적으로 움직여야 하더군요.
초반에는 총알이 넉넉하게 나오지 않아서(위의 이유로 낭비한 탓도 있지만) 주먹과 발차기에 많이 의존하게 되고, 후반에는 초기 무기의 총알은 남아돌지만 역시 좋은 무기는 탄환이 별로 안 나와서 아껴써야 합니다. 헬스팩은 비교적 넉넉하게 나오는 편이라 보스전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각종 능력을 버프시켜주는 주사제를 줍거나 믹싱 스테이션에서 조합해서 만들게 되는데, 이것도 다수와의 전투나 보스전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쓰이게 됩니다.
서고에서 책을 읽어서 능력이 버프되거나 디버프되기도 하는데 사실 서고가 있는 곳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곳까지는 보통 꽤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그 효과는 이미 사라지곤 합니다. 그냥 책 내용들이 대부분 허무개그스럽다는 것 정도에 의의가 있을 뿐;
그외에 주변에 돌아다니는 닭들을 죽여서 닭고기로 만들면 체력을 회복시킬수 있다던가, 게임 중간에 미니게임하자고 나오는 NPC들이라던가, 주먹으로 때리면 꽥하는 히틀러 초상화라던가 하는 개그 요소들도 꽤 있습니다.
타이트한 옷을 입은 여성 암살자라던가, 화염방사기라던가, 슈퍼솔저 같은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에서 봤었던 요소들도 꽤 눈에 띄어서 반갑더군요.

몇 가지 불편한 점이나, 보스전에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듯한 부분들은 아쉽지만 확실히 재미있었습니다. 예전에 관련 정보를 봤을때는 울펜슈타인을 왜 RPG로 만드나 하는 생각이었는데 조작에 제한이 있고 계속 붙잡고 있기 힘든 모바일 게임에선 오히려 이런 방식이 더 적합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